비트코인은 총발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된 유한한 자산입니다. 2025년 5월 기준, 약 1,940만 BTC가 이미 채굴되었으며, 나머지 약 160만 BTC는 2140년까지 점진적으로 채굴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희소성이 뚜렷한 비트코인을 놓고 최근 기관투자자와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공격적으로 매집에 나서면서, “향후 전체 비트코인의 절반 이상이 상위 1% 주소에 집중될 것”이라는 경고성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자산 집중화 현상을 넘어, 비트코인이 지닌 탈중앙성과 분산성 철학에 근본적 도전을 가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입니다. 다음은 이 같은 전망이 나오게 된 배경, 현재의 보유 현황, 미래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단계별로 분석한 내용입니다.
1. ETF 자금 유입과 기관 집중화 현상
2024년 초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가 정식 승인된 이후, 블랙록(BlackRock), 피델리티(Fidelity), 인베스코(Invesco)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대거 BTC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현재, 상위 10개 ETF 운용사의 보유량은 총합 920,000 BTC를 넘어섰으며, 이는 전체 유통 물량의 약 5%에 해당합니다.
특히 기관 ETF 상품은 대부분 장기 보유(LTH: Long Term Holder) 전략에 기반하고 있어, 시장에 유통되지 않는 고정화된 BTC 물량으로 작용합니다. 이로 인해 실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유동성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으며, 가격 상승과 함께 자산 집중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ETF 보유량이 2026년까지 1,500,000 BTC를 넘길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유통 가능 비트코인의 30% 이상이 상장지수펀드의 수탁 하에 놓이게 됩니다. 여기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테슬라, 스퀘어, 코인베이스 등 비상장·상장 기업들의 장기 보유 물량까지 포함하면, 전체 BTC의 50% 가까이가 '공적 기관'에 귀속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2. 장기 보유자와 유동성 고갈 문제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인 글래스노드(Glassnode), 크립토퀀트(CryptoQuant) 등에 따르면, 현재 전체 BTC의 약 72%는 지난 6개월 이상 이동하지 않은 장기 보유자 주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성격이 강화됨에 따라, 실제 매도보다는 보유 전략이 우세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이와 함께 ETF 및 기업 매수세가 겹치면서, 거래소 예치 물량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2021년~2022년까지만 해도 전체 BTC의 17~20%가 거래소에 있었지만, 2025년 현재는 1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유동성 고갈(liquidity crunch)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전체 공급량의 절반이 특정 기관이나 기업 지갑에 귀속되면, 일반 투자자나 개인은 비트코인을 구입하기 어려워지고, 가격 변동성이 극단화될 가능성도 커집니다. 탈중앙성을 지향했던 비트코인의 철학과는 상반되는 시장 독점 구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3. 보유 집중화가 시장에 미칠 구조적 영향
전체 BTC 보유가 특정 금융기관이나 기업에 집중될 경우, 시장은 다음과 같은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① 가격 통제력의 집중: 거래량보다 보유량이 중요해지는 구조에서, 일부 기관의 전략적 매도 또는 대량 이동만으로 시장 충격이 발생할 수 있음
- ② 탈중앙성 저하: 자산이 소수 주소에 집중되면, 네트워크 참여자 간의 영향력 균형이 무너지며, 본질적 탈중앙 철학이 훼손됨
- ③ 제도권 영향력 강화: 규제기관이 ETF 또는 상장사에 대해 직접 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전체 BTC 시장도 간접적으로 규제 영향권 안에 들어오게 됨
한편, 이런 집중화는 긍정적인 측면도 존재합니다. 기관 보유는 자산의 변동성을 줄이고, 장기 투자자 기반을 확대함으로써 시장 신뢰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연기금이나 ETF는 시장에 과격한 매도보다는, 점진적 리밸런싱과 정기적 매수를 통해 가격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결국, 보유 집중화는 양면성을 지닌 구조이며, 시장은 이를 투명하게 감시하고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정책적 기반과 사용자 주도의 탈중앙 네트워크 강화 전략을 병행해야 합니다.
4. 탈중앙성을 지키기 위한 대응 방향
전체 비트코인의 절반이 기관이나 기업 지갑에 집중되는 구조는 단순한 보유 분포 문제를 넘어, 블록체인의 본질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에 따라 탈중앙성과 사용자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대응 전략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 ① 소액 분산 지갑 활성화: 비트코인 ETF 외에 셀프 커스터디(Self Custody)를 장려하는 정책이나 캠페인을 통해 개인 투자자의 직접 보유 비중 확대
- ② 온체인 거버넌스 도입: 비트코인 커뮤니티 중심으로 네트워크 내 거버넌스 참여 구조를 강화하여, 기술적 변화에 사용자 의견 반영
- ③ 거래소 보유 투명성 공개: 모든 중앙화 거래소 및 수탁기관의 BTC 보유 내역 주기적 공개를 의무화해, 집중화 리스크에 대한 경고 시스템 마련
또한, PoW 기반의 비트코인은 직접적인 거버넌스 투표 기능이 없기 때문에, 탈중앙 생태계의 핵심은 ‘분산된 보유자 기반 유지’에 달려 있습니다. 이를 위한 교육, 인프라 확충, 사용자 지갑의 UX 개선 등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결론: BTC 절반 집중, 기회이자 위협
비트코인이 전체 공급량의 절반 이상이 특정 기관 및 기업 지갑에 귀속될 것이라는 전망은 과장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현실일 수 있습니다. 이는 제도화, 기관 수요 확대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동시에 분산성과 탈중앙 철학에 대한 위협으로도 작용합니다.
투자자와 개발자, 정책 입안자 모두는 이러한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시장 구조의 양극화에 주목해야 하며, 기술적 투명성과 거버넌스 분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결국, 비트코인의 가치는 희소성과 보유 분산 구조가 유지될 때 더욱 견고해질 수 있으며, 현재 우리는 그 균형을 어떻게 맞춰나갈지에 대한 중요한 선택의 시점에 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