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회피하기 위한 디지털 자산으로, 그중에서도 USDT와 USDC는 전 세계 거래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두 자산 모두 1달러 가치를 유지하며 결제, 송금, 거래소 활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지만, 그 구조와 성격은 전혀 다릅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규제와 디지털 금융 확대 흐름 속에서 이 두 스테이블코인의 차이는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1. 안정성 비교: USDT는 유동성, USDC는 투명성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1달러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느냐'입니다. USDT(테더)는 2014년 출시 이후 시장에서 가장 오래되고, 점유율이 가장 높은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반면 USDC는 2018년 코인베이스와 서클(Circle)이 협력해 발행한 후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USDT는 테더 홀딩스(Tether Holdings)가 발행하며, 과거 담보 자산 구성에서 불투명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2021년에는 일부 상업어음(commercial paper)이 실질적으로 안전하지 않다는 논란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미국 규제당국의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테더는 담보 자산의 상당 부분을 미국 국채 중심으로 교체하며 신뢰 회복에 나섰고, 2024년 이후부터는 분기별로 감사 보고서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반면 USDC는 미국의 핀테크 기업 서클(Circle)이 발행하며, 블랙록(BlackRock),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등 대형 금융기관과도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USDC는 매월 회계법인을 통해 준비금 증명 보고서를 공개하며, 담보 자산은 100% 미국 국채 또는 현금성 자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USDC는 ‘투명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에게 더 선호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USDT의 유동성이 뛰어나고 글로벌 채널에서 활용도가 높지만, 장기적으로는 규제 리스크에 대한 대응 능력과 투명성 확보 여부가 두 코인의 신뢰도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2. 발행사와 규제 대응: 탈중앙 vs 제도 친화
USDT의 운영사 테더는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거리를 두며, 익명성과 유연성을 중시해 왔습니다. 법적 본사는 브리티시 버진 아일랜드, 운영은 홍콩 기반 기업이 담당하고 있으며, 미국 외 지역에서의 거래가 중심입니다. 이로 인해 탈중앙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들에게 높은 선호를 받아왔지만, 동시에 '불투명한 기업'이라는 비판도 받아왔습니다.
반면 USDC의 운영사 서클은 미국 내 규제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미국 재무부와 직접 협력하는 프로젝트도 수행 중입니다. 2023년 이후에는 SEC와의 정기 보고 체계도 확립되었고, 영국, 싱가포르, 일본 등지에서 발행 라이선스를 취득해 규제 친화적인 글로벌 확장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서클은 2025년 현재 미국 정부의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테스트 파일럿 프로그램에도 일부 기술 제공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USDC가 '민간 디지털 달러'로 제도권과 밀접히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결과적으로 **USDT는 빠르고 익명성이 보장되는 글로벌 유동성 코인**, **USDC는 규제에 대응하고 신뢰 기반 생태계를 구축 중인 기관 친화적 코인**이라는 구조로 차별화되고 있습니다.
3. 활용성과 실사용 사례: 거래소, 디파이, 국가 간 송금
USDT는 현재도 거래량 기준 세계 1위의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코인마켓캡 기준 24시간 거래량은 하루 평균 800억 달러 이상이며, 바이낸스, OKX, 바이빗, 쿠코인 등 글로벌 대형 거래소에서 가장 기본적인 거래쌍으로 사용됩니다. 아울러 트론(TRC-20), 이더리움(ERC-20), 솔라나, 폴리곤 등 다수의 체인에서 운영되고 있어, **송금 수수료가 저렴하고 전송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USDC는 디파이(DeFi) 분야에서 더 많이 사용됩니다. 특히 컴파운드(Compound), 커브(Curve), 메이커다오(MakerDAO) 등의 플랫폼에서는 USDC를 담보 자산 또는 기준 자산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스마트계약과의 연동도 USDC가 더 표준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USDC의 코드 품질과 보안 신뢰성 덕분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글로벌 결제 플랫폼에서 USDC를 이용한 실시간 결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비자(Visa)는 서클과 협업하여 USDC 기반 해외 송금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일부 중남미·동남아 국가에서는 이미 은행 없이도 USDC로 송금 및 환전이 가능한 서비스가 출시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USDT는 거래소와 송금 중심의 범용 스테이블코인**, **USDC는 디파이 및 제도권 결제와 연동된 기술형 스테이블코인**으로 각각의 활용성이 구분됩니다.
결론: 두 스테이블코인의 공존과 선택 기준
USDT와 USDC는 각각의 목적과 사용자층에 따라 확실한 차별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유동성과 글로벌 거래소 활용성을 중시한다면 USDT가, 투명성과 제도권 수용 가능성을 중시한다면 USDC가 적합합니다. 중요한 것은 두 자산 모두 ‘1달러’라는 기준에 맞춰 운영되고 있지만, 그 신뢰성과 활용 방식, 규제 대응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목적에 맞는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해야 하며, 특히 기관·사업자라면 자금 세탁 방지(AML), 회계 감사, 세무 리포팅 등을 고려해 USDC 중심 전략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일반 개인 사용자나 탈중앙 시스템을 선호하는 유저라면 USDT의 속도와 범용성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미래에는 이 두 스테이블코인이 함께 시장을 나눠 가지며 역할을 분담해갈 가능성이 큽니다.